재생E·AI 업고 철강 수요 증가하나…탄소 배출량 관리는 과제

date
2026.02.09
name
풍력센터
e-mail
view
2

전력망·데이터센터 구축 확대 기대…고부가 철강재 수요 전망
생산은 줄었지만 배출은 제자리…배출원단위 개선 정체 뚜렷



포스코 포항제철소 2고로공장에서 근로자들이 철광석을 녹여 쇳물로 만드는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부의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와 인공지능(AI) 산업 강화 기조가 맞물리면서 철강업계가 수혜 산업으로 부상하고 있다. 초고압 송전선로와 변전설비, 대규모 에너지 인프라 구축에 필수적인 철강 수요가 빠르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4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AI 데이터센터 증설과 재생에너지 설비 확충 등에 따라 고부가가치 철강재 수요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같은 흐름은 해외에서 이미 나타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공격적인 관세 정책과 미국 내 AI 산업 확장에 따른 전력 인프라 투자 확대가 맞물리며 철강 수요가 급증했다. 세계철강협회에 따르면 2025년 미국의 조강 생산량은 전년 대비 3.1% 증가한 8200만t을 기록하며 중국과 인도에 이어 세계 3위에 올랐다.

업계에서는 정부 차원에서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와 AI 산업 경쟁력 강화 정책을 펼치고 있는 만큼 우리나라 역시 유사한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관측한다.

다만 이러한 철강 수요 확대는 또 다른 과제를 동반할 가능성이 크다. 재생에너지 및 AI 산업 생태계 구축에 필수적인 철강 생산 과정 자체가 대규모 탄소 배출을 수반하기 때문이다.

온실가스종합정보센터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2024년 국가 온실가스 잠정배출량은 6억9158만tCO₂eq이다. 이 가운데 산업 부문 배출량은 전년 대비 0.5% 증가한 2억8590만tCO₂eq으로 추정된다.

특히 철강업종은 산업 부문 배출량의 약 40%를 차지하는 는 대표적인 다배출 산업이다. 문제는 2024년 철강업종의 조강 생산량이 전년 대비 4.8%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온실가스 배출량은 약 1억tCO₂eq 수준으로, 전년 대비 0.1% 감소하는 데 그쳤다는 점이다. 이처럼 생산량 감소에도 배출량이 거의 줄지 않으면서 배출원단위 개선이 사실상 정체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로 같은 해 조강 생산량은 포스코와 현대제철이 각각 전년 대비 1.7%, 3.3% 감소했다. 그럼에도 온실가스 배출량은 포스코가 전년 대비 1.25% 줄어드는 데 그쳤고, 현대제철 역시 1.5% 감소하는 수준에 머물렀다.

이는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와 AI 산업 활성화에 따른 철강 수요 증가가 철강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 문제를 함께 키울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시사한다.

업계 안팎에서는 현시점에서 철강 생산 과정의 탄소 배출이 일정 부분 불가피하다는 인식도 공존한다. 탄소 배출을 이유로 늘어날 철강 수요를 국내 생산이 아닌 수입에 의존할 경우, 오히려 전 세계적인 탄소 배출이 확대될 수 있다는 문제의식에서 나온 해석이다.

관련해 최승신 C2S 대표는 “재생에너지를 확대할수록 에너지 집약 산업의 생산량이 증가하고, 이는 탄소 배출 증가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며 “경제 성장과 연결해 보면 현 단계에서 탄소를 줄이면서 동시에 경제 성장을 이루는 방법은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철강 산업의 탄소 배출 증가를 억제한다는 이유로 상대적으로 저렴한 중국산 철강을 수입할 경우 오히려 전 세계 탄소 배출량은 늘어날 수 있다”며 “중국산 철강에 의존해 재생에너지와 AI 붐을 이야기하는 것이 과연 타당한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철강업계는 데이터센터 사업자들이 저탄소 철강재 도입을 우선 검토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중국의 저가 공세와 탄소 배출량 증가라는 리스크를 탄소 저감 제품 등 고부가가치 철강재로 일부 상쇄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다.

최근 현대제철은 지난해 경영실적을 발표하면서 “고부가제품 판매 확대와 저가 수입재에 대한 통상 대응 효과가 본격화되면 향후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라며 “탄소 저감 제품 판매를 확대하고 봉형강 제품 경쟁력과 시장 주도권을 강화해 지속가능한 철강사업의 본원 경쟁력을 확보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환경계에서는 철강 산업이 재생에너지와 AI 산업 확대 등 정부의 핵심 정책과 긴밀하게 연결돼 있는 만큼 이에 상응하는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명주 기후솔루션 철강 부문 책임은 “철강 산업은 탄소 다배출 업종이지만 재생에너지와 AI 산업 확대라는 정부의 핵심 산업 정책과 구조적으로 맞물린 산업인 만큼 정책적 지원 필요성이 큰 분야다”며 “전환의 핵심은 충분한 재생에너지 보급과 이에 대한 정책적 지원”이라고 말했다.

이어 “재생에너지 생산 확대와 함께 수소환원제철 상용화를 가속화하기 위해 그린수소 생산을 위한 재생에너지 조달 계획 등 정부 차원의 인프라와 보급 여건을 선제적으로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러한 방향이 논의 중인 철강특별법과 대한민국 녹색전환(K-GX)에 반영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오유진 기자 

출처 : 전기신문(https://www.electimes.com)


첨부파일
첨부파일이(가) 없습니다.